*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저는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미국에서 나온 '영어는 잘하겠네?'의 아이콘입니다.
한국에 오면 취업이 잘 될줄 알았고 대기업 길만 걸을 줄 알았지만, 문송합니다의 대표주자로서 쉽지 않은 취준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전환형 인턴을 거쳐 모 외국계 IT회사에 재직 중입니다.
백그라운드:
한국에 2015년 12월 졸업과 동시에 돌아왔고 2016년 상반기를 시작으로 취준 생활 시작.
뭣도 모르고 STX를 시작으로 자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아는 것이 1도 없는 제가 서류 통과를 경험할 이유가 없죠...
그렇게 광탈을 맞이하고 한국 취업 현실에 눈을 떴습니다. 이번 생은 망했다...ㅎ
2016 상반기 후:
졸업 후 공백기가 있다는 사실이 무섭고... 무서워 저는 모 공공기관의 단기계약직으로 들어갔습니다.
9-5라는 어마어마한 워라밸을 자랑하는 곳이었고 엑셀을 주로 사용했기 때문에 단축키를 많이 배우는 시기였습니다.
물론 통장 잔고가 계속 채워져있기 때문에 가족에게도 덜 눈치 보여 좋았습니다!!!!
저는 이 기간에 단기계약직으로 무엇인가를 하고 어떤 조직에 소속이 되어 일을 했다는 점이 취업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첫 번째, 업무를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했는지 어떤 자소서에도 녹여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회사 내에서 네트워킹을 잘하시면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채용비리 노노) 예를 들면 이 직무로 가고 싶은데 과장님이, 팀장님이 저를 보셨을 때 어떤 점을 보완하면 좋을까요? 요즘 뭐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어떤 책을 추천하시죠? 등등 객관적이고 제 자소서를 읽을만한 직급의 분들을 만나면서 제 자소서부터 스킬들에 대한 조언을 많이 받았습니다.
2016 하반기:
하반기를 시작하자마자 오랜 시간 병원에 있어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취준을 포기하고 다른 일에 올인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친구의 언니께서 어느날 'ㅇㅇ야, 이러이러한 자리가 있는데 지원해볼래?'라고 외국계 자리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병원에만 있다 보니 무기력해져 있고 취업 활동을 등한시하고 있던 제게 띵-하고 깨워주는 소리였죠. 저는 예전에 작성해뒀던 영문 레쥬메와 자소서를 썼고 제가 지원했던 자리에서는 서류 통과도 못했습니다.... 반포기 상태에 있었는데 갑자기 HR에서 정규는 아니고 계약직 자리가 있는데 해보겠냐고 연락이 왔고 저는 일단 오케이를 하고 면접을 봤습니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 모 외국계 IT 회사에서 약 11개월간 계약직 생활을 했습니다. 말이 계약직이지 파견직이었어요. 부모님은 유학 갔다 온 딸내미가 한국 와서 파견직으로 일한다는 소식을 들으니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습니다.... 마치 홍길동이 된 느낌... 하.... 잊고 싶다
그렇게 저는 2016년 12월-2017년 11월을 외국계 회사에서 파견직으로 있었습니다.
제 포지션은 sales operation (영업지원)이었고 일이 복잡해서 머리가 아프다거나 상사가 쪼아서 힘들다던지의 고충 없이 편안한 회사생활을 했습니다. IT회사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비즈니스 전략을 이해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IT산업에서 커리어를 가져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전공은 '호텔관광경영학'이지만 아시안게임 의전, 은행 사무보조, 음식점 알바, 호텔 등의 다양한 업무 경험을 통해 어느 업무를 배우던 빨리 배우고 써먹을 줄 안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이 점을 앞세워서 IT 1도 모르지만 빠르게 배울 것이고 결국 IT회사들의 고객인 다양한 현업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는 강점이 있다고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2017년 하반기:
서류지원: 9월 초 모 외국계 IT 회사의 공채가 시작되었고 저는 영업직으로 지원했습니다. 제가 가장 가까이서 관찰해왔고 흥미를 가져왔던 분야였기에 자소서에도 쓸 말이 많더라고요. 거짓말 안 하고 제 자소서를 30명 정도에게 보여드리고 상담을 받았던 것 같아요. 예전의 저는 항상 제가 하고 싶은 말만 써왔는데, 회사 입장에서 계속 생각하고 회사의 비전을 기준으로 메시지를 만들어갔습니다.
인적성: 감사하게도 서류 합격이 되었고 온라인 인적성 검사를 봤어요. 수포자인 제게 인적성은 어마어마한 스트레스였죠. 일단 네이버와 구글에 검색을 많이 했고 익숙해지려고 많이 풀어봤습니다. 실제 시험을 볼 때엔 시간에 쫓겨 많이 찍었는데 합격이 된걸보면 여러 번의 문제 풀기가 도움이 되었나 봐요! 사이트 불문하고 여기저기서 문제 보이면 일단 풀어보는 전략으로 연습했습니다.
면접 준비:인적성을 풀고 바로 네이버 카페에서 스터디를 찾았어요. 다행히 그 기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몇 분 계셨고 스터디를 꾸려 1주일에 2번 만나서 연습했습니다. 저는 스터디 불신자였는데 바짝 준비하는 기업 스터디는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면접 준비하면서도 서로 리서치해온 내용은 자기 방식으로 풀면서 서로 피드백도 주고받았고, 케이스 문제를 풀면서 한 가지 문제에 수많은 접근 방법과 풀이가 있구나 하고 깨달았던 좋은 시간들이었어요! 아직도 가끔 모여서 술 마시고 카톡방 살아있는 것 보면 서로 합이 잘 맞았구나 싶어요. 혼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스터디 도움을 받는 것을 강추해요!
면접: 제가 본 면접은 면접관 여러명과 지원자 1명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초반은 가상의 시나리오를 주고 롤플레이를 하였고 후반은 자소서를 중심으로 인성? 면접을 가졌습니다. 롤플레이 진짜 긴장 많이 했는데 그날 면접장 가면서 우연히 본 뉴스가 많은 도움이 되어서 잘 넘어갔습니다. 정확한 솔루션을 말하는 것이 아닌, 이 회사가 무슨 문제가 있고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에 대해 포커스를 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어차피 우리가 아는 솔루션은 5가지 미만이므로... 자기의 함정에 걸리지 맙시다 ㅠㅠ 그리고 인성 면접은 굉장히 힘들었어요.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이미 일을 하고 있었고 동종업계였으므로 왜 이 회사에 와야 하는가에 대한 충분한 어필이 필요했습니다. 하도 긴장을 해서 질문에 대답하면서 질문을 까먹어서 중간에 다시 물어보기도 했죠... 여러분은 잘하실 거예요!!
약 1-2개월 간의 공채 과정을 통해 저는 운이 좋게도 합격을 하였고 인턴을 거쳐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가 글을 마무리하기 전에 두가지 덧붙이자면,
첫 번째. 절대 오랜 시간 좌절하지 마세요. 하루 이틀은 좌절할 수 있지만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내가 파는 땅의 깊이만 깊어지도 헤어 나오기가 힘들어집니다. 탈락을 했다면 창을 빨리 끄고 지원 회사 목록에서 깔끔하게 '탈락'으로 표시하시고 다음 자소서로 넘어가세요. 네이버 카페에 올라오는 합격 후기들을 읽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글에 써져있는 스펙에 좌절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는 영어 빼면 내세울 것이 없었지만 알바나 계약직 경험들을 십분 살려서 제 강점으로 만들었습니다. 진짜 지금은 믿기지 않지만, 결국 여러분 모두가 가는 회사가 1곳은 있습니다. *덕질도 꾸준히 하시고 콘서트도 가고 그러세요. 우울할 때 최애 영상을 보면 힘이 납니다.
두 번째. 선택과 집중을 하세요. 취준 초반에는 전략 없이 여기저기 닥치는 대로 지원했는데 결국 면접에 가면 내가 얼마나 이 회사에, 산업에 애정이 없는지 뼈저리게 느끼더라고요. 진짜 가고 싶은 회사, 하고 싶은 일을 적어서 그 기준에 맞는 회사를 지원한다면 분명할 말이 많을 거예요. 합격 후 입사했는데 진짜 별로면 너무 슬프잖아요..... 우리 적성에 맞는 일을 해야 합니다 ㅠㅠ
이 글을 읽으신 모든 분들이 정말 원하시는 일을 하는 그날까지 응원합니다 :)
이제 상반기 시작일텐데 좋은 결과 있으시기 바라요.
2020년 지금:
인턴에서 정규직으로 전환이 된 후, 개인 블로그에 작성했던 취업 후기 글입니다.
'유학생이면 다 잘풀리겠지'의 안일했던 생각이 절망으로 뒤바뀌는 건 순간이었고 간절했던 만큼 제 자신에게 실망도 많이 했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원하던 일을 하고 있는 행복한 직장인이지만 몇 년 전 간절했던 제 모습을 보며 지금 회사생활을 하고 있는 제게 좋은 motivation이 될 것 같네요.
이 글을 읽으신 취준생분들이 계시다면 마지막으로 덧붙인 두가지만 기억하시고 긴 숨을 가져가시길, 그리고 현업에 계신 분들이라면 저처럼 치열했던 모두의 첫 사회초년생 시절을 상기하며 오늘 하루를 초심으로 살아보시기를! (저 포함해서 말이죠 ㅎㅎㅎ)
힘든 2020년이지만 제 블로그를 방문해주시면 모든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행복한 기운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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